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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현장취재] “사람이 둘이나 숨졌는데 시장은 어디에 있습니까”…?

분향소에서 터진 유가족의 절규, “사람이 둘이나 숨졌는데 시장은 어디에 있습니까”…?
안성 공도읍 녹색장터 참사 유가족, 합동분향소서 격앙된 항의, “아무것도 몰랐다... 우리는 누구에게 기대야 하나”
유가족과 소통 없는 추모행사 논란…“추모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은 사과와 설명

지난 19일 안성시 공도읍 ‘나눔의 녹색장터’ 행사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1t 트럭 돌진 사고로 40대 어머니와 10대 아들이 숨지고 5명이 다친 가운데, 22일 내혜홀광장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의 격앙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현장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분향소와 수많은 근조화환이 있었지만, 사진에 담긴 현장은 추모의 공간이라기보다 유가족들의 분노와 절규가 뒤섞인 무거운 분위기였다.

 

특히 일부 유가족들은 사고 이후 행정당국의 대응 과정에서 정작 사고 당사자인 자신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한 유가족은 “내가 당사자인데 나는 아무것도 몰라” 라며 답답함을 토로했고, “내가 안성 사람이고 안성시밖에 기댈 곳이 없다. 도와달라고 그렇게 이야기하는데도 조례와 행정적인 절차만 따지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취지로 호소했다.

“추모는 행정의 행사가 아니다”

 

안성시는 21일부터 23일까지 내혜홀광장에 합동분향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기관이 마련한 추모 공간과 유가족이 실제로 느끼는 위로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나온 것이다.

 

추모는 행정기관이 주도해 보여주는 행사가 아니라, 고인을 잃은 가족들이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두 명이나 숨졌는데 시장의 자리는 어디인가”? 특히 이날 유가족들의 항의 과정에서 김보라 안성시장의 현장 부재를 두고 강한 불만이 제기된 것이다.

 

한 유가족은 시장을 비롯한 행정기관의 대응을 거론하며 “사람이 두 명이나 죽었는데 본인 일정이 더 중요한 것이냐”? 는 취지로 강하게 항의했다.

 

물론 안성시는 사고 다음 날 김보라 시장이 긴급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피해자 지원과 사고 수습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행정회의에 참석했느냐가 아니라, 가장 힘든 순간에 유가족들이 시장을 직접 만나고 있다고 느꼈느냐는 것이다.

 

시장이 사고 수습을 지시하는 것과 유가족 앞에 직접 서서 이야기를 듣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시장에게 묻는다. 두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그중 한 명은 어머니이고, 다른 한 명은 아들이었다.

그리고 그 가족들은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 두 사람을 동시에 잃었다.

 

이런 참담한 상황에서 유가족이 시장에게 바라는 것이 과연 거창한 것이겠는가?

 

유가족은 말한다. “왜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 설명해 달라.” “우리 가족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말해 달라.” “우리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달라.” 어쩌면 그것이 전부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유가족들이 분향소에서 격앙된 목소리를 내고, 끝내 현장이 술렁이는 상황까지 빚어졌다면 안성시 행정은 지금이라도 그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시장이 있어야 할 곳은 행정회의실만이 아니다. 시민이 참변을 당했을 때, 특히 유가족이 시장을 찾고 있을 때 시장이 있어야 할 곳은 바로 유가족 앞이어야 한다.

 

“유가족 없는 추모는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 추모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행정의 책임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분향소를 설치하고 장례비를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유가족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설명과 사과, 그리고 사고 원인과 안전관리 전반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다.

 

그리고 그 과정의 가장 앞자리에 유가족이 있어야 한다. 유가족이 모르는 추모, 유가족이 납득하지 못하는 지원, 유가족이 배제됐다고 느끼는 행정이라면 아무리 좋은 취지의 행사라도 진정한 위로가 되기 어렵다.

김보라 안성시장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화려한 추모행사가 아니다. 유가족 앞에 서는 것이다.

그리고 직접 듣는 것이다.

 

“무엇이 가장 힘든지, 무엇이 필요한지, 안성시가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지.”

시장이 유가족에게 직접 답해야 한다.

 

두 생명이 사라진 현장에서 시민들이 묻고 있다.

“시장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이 질문에 행정절차나 지원대책의 목록으로 답해서는 안 된다.

유가족의 눈을 바라보고, 시장 자신의 말로 답해야 한다.

 

이번 참사가 남긴 가장 무거운 과제는 희생자들을 어떻게 추모했느냐가 아니라, 왜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 끝까지 밝혀내고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엇을 바꿀 것인가에 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언제나 유가족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어야 한다.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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