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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설 칼럼] 이쯤 되면 김보라 안성시장은 시민 앞에 답해야 한다.

반복되는 논란, 그리고 녹색장터 참사 앞에서 묻는 ‘책임행정’의 의미
안성시가 또다시 시민들의 거센 비판과 마주하고 있다.
이번에는 단순한 행정 논란이 아니라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19일 안성시 공도읍 공도 10호 어린이공원에서 열린 ‘2026 안성 나눔의 녹색장터’ 준비 과정에서 1톤 트럭이 행사장으로 돌진해 40대 여성과 10대 아들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해당 행사는 안성시가 주최한 행사였고, 사고 차량은 시가 운영하는 중고용품 수거 차량이다.

 

이것은 단순한 교통사고로만 치부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행사의 안전관리와 현장 통제, 차량 진입 관리 등 행정의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가족을 대하는 행정의 자세다.

 

안성시는 사고 다음 날 긴급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열고 장례비 지원과 유가족 지원, 심리상담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1일부터 23일까지 내혜홀광장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김보라 시장 역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시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지금 유가족들이 던지는 목소리는 심각하다.

 

유족 측은 장례 과정에서 안성시가 충분히 소통하지 않았으며, 장례비를 사실상 유족들이 부담해 장례를 치렀고, 내혜홀광장 추모공간 설치 역시 절차와 방법에 대해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유족 측은 안성시가 직접 주관하는 추모 공간이 아니라 안성시자원봉사센터 주관으로 진행되는 과정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유족들이 분향소를 훼손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것은 단순히 ‘유족들의 격앙된 행동’으로만 볼 문제가 아니다.

 

왜 유족들이 그토록 격앙됐는가부터 행정은 돌아봐야 한다.

 

분향소는 행정의 성과를 보여주는 장소가 아니다.

 

사진을 찍고, 조문객을 맞고, 시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 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공간도 아니다.

 

그곳은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고인을 추모하는 공간이다.

 

유족의 동의와 충분한 소통이 전제되지 않은 채 행정이 먼저 움직였다면, 아무리 좋은 취지의 분향소라 하더라도 유족에게는 또 하나의 상처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이번 참사는 안성시가 주최한 행사에서 발생했다.

 

그렇다면 시장은 행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책임자를 대신해 사과하고, 유가족에게 직접 설명하고,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밝히며,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뜯어고치는 것이 우선이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추모공간이 아니다.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 있는 설명이다.

김보라 시장을 둘러싼 행정 논란도 한두 번이 아니다.

 

정책 공감 토크 과정에서의 행정 동원 논란, 폭염 속 휴가 강행 논란, 취재 과정에서 기자에게 했다는 ‘비켜요’, ‘안 보여요’ 등의 발언 논란 등에 대해 시민사회와 언론에서 여러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시민들이 주목하는 것은 개별 사건 하나하나가 아니라 시장이라는 공직자가 시민들의 목소리와 비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느냐는 문제다. 그리고 이번 녹색장터 참사는 차원이 다르다.

사람이 죽었다. 그것도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던 시민과 그 아들이었다.

 

이런 중대한 사고가 발생했다면 시장에게 요구되는 것은 행사 참석이나 정치적 일정이 아니라 사고 수습과 유가족 위로, 원인 규명, 재발 방지 대책 그리고 책임 있는 설명이어야 한다.

 

시장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가족 앞에 서는 것이다.

시민들 앞에서 웃는 모습보다 더 필요한 것은 유가족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다.

그리고 보여주기식 행정보다 중요한 것은 책임지는 행정이다.

 

필자는 김보라 안성시장에게 묻는다.

 

이번 사고에 대해 시장으로서 어디까지 책임지고 있는가? 유가족들과 사고 수습 과정에서 충분히 소통했는가? 유가족이 왜 분향소를 훼손하는 극단적인 행동까지 하게 됐는지 직접 확인했는가? 사고 당시 행사장 안전관리 체계에는 문제가 없었는가? 시 소속 차량의 행사장 진입 과정에 대한 관리·통제가 적절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유가족에게 시장 본인의 진심 어린 사과를 직접 전달했는가?

 

안성시가 발표한 장례비 지원과 합동분향소 설치가 행정적 조치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원은 행정이고, 사과는 사람의 도리이며, 분향소 설치는 절차일 수 있지만,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책임자의 자세다.

 

지금 안성시민들이 묻는 것은 “시가 무엇을 했느냐” 만이 아니라, “시장이 무엇을 했느냐” 다.

 

김보라 시장은 이제 시민들에게 답해야 한다.

 

논란이 있을 때마다 해명으로 끝낼 것인가? 아니면 이번 참사를 계기로 자신의 행정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시민 앞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시장의 자리는 권한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책임지는 자리이며, 3선 시장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시민들은 시장에게 완벽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잘못이 있다면 인정하고, 문제가 있다면 사과하고, 사고가 발생했다면 책임지고, 유가족이 울고 있다면 가장 먼저 달려가 손을 잡아주는 시장을 원한다.

 

이제 김보라 시장은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것인지? 시민의 판단에 자신을 맡길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시장 스스로 거취를 포함한 자신의 책임 범위를 어디까지 받아들일 것인지 역시 시민들이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는 분명한 것은 사람을 잃은 유가족에게 보여주기식 행정은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는다.

 

내혜홀광장의 분향소 앞에서 울고 있는 유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현수막도, 사진을 남기는 행정도 아니다.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바램은 “죄송합니다. 시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그 한마디였을 것이다.

 

지금 김보라 시장에게 필요한 것은 행사가 아니라 책임이다.

그리고 안성시민이 기다리는 것 은 홍보가 아니라 김보라 안성시장의 진정성 있는 답변이다.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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