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화재는 건조하고 난방기 사용이 많은 겨울철에 집중될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최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의 발표는 이러한 통념에 경종을 울립니다.
놀랍게도 지난 3년간(2022~2024년) 경기도 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겨울(26%)보다 오히려 여름철(28%)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둔 지금, 우리 집의 안전을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3,621건의 공동주택 화재를 분석한 결과, 이러한 화재는 전체 주거시설 화재의 55%를 차지하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는 부주의(44%)와 전기적 요인(37%)이 꼽혔는데,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계절용 기기에서 비롯된 화재입니다. 계절용 기기 화재 579건 중 무려 33.2%에 달하는 192건이 '에어컨'에서 시작되었으며, 이는 전기장판(20.9%)이나 열선(13.8%)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입니다. 더욱이 에어컨 화재의 85%가 바로 여름철에 집중 발생했습니다.
이는 냉방을 위해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는 여름철, 실외기 내부에 쌓인 먼지나 노후된 전선, 과부하 등이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설마 에어컨 때문에 불이 나겠어?' 하는 안일한 생각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화재는 발생 시간과 장소에 따라 그 위험성이 크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분석 결과,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대 화재는 다른 시간대에 비해 1,000건당 사망자 수가 2~3배나 높았습니다.
또한 아파트 화재 사망자 23명 중 87%인 20명이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건물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은 화재 초기 대응 시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줍니다.
이에 오산소방서에서는 에어컨 실외기 내부 먼지 청소, 전선 피복 상태 확인, 연결 단자 점검 등 본격적인 사용 전 철저한 사전 점검을 통해 화재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소방시설 미설치 주택 점검 강화, 공동주택 관리자 대상 안전교육 확대, 새벽 시간대 화재 대응 훈련 등 다각적인 예방 및 대응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에어컨이나 가스레인지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전기제품일수록 방심이 가장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사전 점검과 예방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다가오는 여름을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 대신 '나부터 실천하자'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지금 잠시 시간을 내어 우리 집 에어컨과 실외기를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작은 관심과 실천이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이웃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